나의 예비 신랑에게 몇 주전 지나가듯 한 말......
"여보..나한테 프로포즈 안해요?"
나와 비슷한 시기에 결혼하는 친구가 프로포즈를 받았다는 말에 나도 내심 부러워서
예비 신랑에게 말하고 말았어요.

동그랗게 두 눈을 뜨며
"옛날에 말로 했잖아... 뭐... 그런걸 새삼스레..."라는 반응을 보이는 우리 신랑의 말에
그냥 뭐... 프로포즈가 꼭 필요한가라며 가끔 신랑 놀리는 재미에 프로포즈도 안했다며 그러고 있었어요.

그러던 설날 연휴...
알던 지인이 결혼 축하선물로 연극티켓을 줬다며 집으로 내려가기 전에 대학로 가서 연극이나 보고 가자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오랫만에 대학로 나들이를 하게 된 거예요.. 그날따라 제가 컨디션이 안좋아서 어쩌나 했는데...

'당신이 주인공 2탄'
신랑말이 관객 참여 연극이라 좀 당황스러울거야라고 살짝 귀뜸해주더라구요...
연극 내내 관객들이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가 전개되는 과정에 얼마나 웃었는지...

그러던 중 갑자기 결혼식 코너가 나오며 저의 이름과 신랑의 이름이 적혀있는 무대가 보이더니....
앗...이거 뭐지하는 생각이...
동시에 신랑이 혹시.....

울신랑이 그토록 뭐 그런게 필요해라며 말한 것과는 반대로
엄청나게 준비한 동영상이며 자신의 마음이 가득담긴 편지글을 들으며
흘러 내리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었어요.

미안하기도 하고 너무 고맙기도 하고...
나 몰래 이렇게 준비하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가 싶기도 하고....
아마도 중간에서 배우분들이 웃긴 얘기 하시지 않으셨으면
감동에 너무너무 울뻔했어요...

우리 예비신랑~~
이렇게 멋진 프로포즈 해줘서 너무 고맙구요... 그 프로포즈에 같이 도움 주신 배우분들께도 감사합니다.
아마도 평생 잊지 못할 프로포즈가 될 것 같습니다.

여보~~~ 저도 여보 엄청나게 사랑하는거 알죠?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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